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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televOX ; 기계인간

“나는 당신을 심장만 남긴 채 기계인간으로 만들 거예요.”

 

사람들은 저를 잔인하다고 생각할까요?

당신도 저를 잔인하다고 생각하나요?

 

세상이 저를 살인자 혹은 미친 사람으로 볼 테지만

그런 것쯤은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나를 두렵게 만든 건 당신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는,

오로지 그 사실 하나뿐이었으니까요.

 

괜찮아요. 당신을 기계로 만드는 것에

그 어떤 윤리적인 것도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그저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뿐이었죠.

 

당신의 심장을 빼낼 때 따뜻한 온기에 미소가 번졌어요.

그건 날 사랑해 주던 소중한 마음이었으니까요.

마치 엄마의 품에서 포근함을 느끼는 아기처럼

난 한참을 당신의 심장을 움켜쥐고선 당신을 느꼈어요.

 

드디어, 드디어, 마침내 말이죠.

날 바라봐 주던 눈빛, 날 어루만져 주던 손짓,

그 무엇보다 따뜻했던 당신의 품,

당신의 모든 것을 똑같이 만들어 냈어요.

 

비로소 당신을 나의 것으로, 나의 소유로.

 

우리 너무나도 사랑했을 적,

내게 건넸던 상냥한 목소리까지 완벽히 말이에요.

 

“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었어요.’

 

“난 그대뿐이에요.”

‘…난 그대뿐이에요.’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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