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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선

환상 여정 (Haziness)

사진 매체는 그 자체로 모순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그림에 비해 더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그것이 항상 진실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이 포착하는 현실은 종종 우리의 인식과는 다를 수 있으며, 따라서 사진은 진실을 전달하기보다는 특정 시점이나 관점에서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이러한 사진 매체의 모순된 특성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감각의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본 작품은 이 모순적 매력을 활용하여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시도이다. 나는 여행에 대한 강렬한 환상을 품어왔다. 어릴 적, 친구들이 가족과의 여행 이야기를 자랑할 때마다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상상의 여행을 떠났다. 비록 몇 차례의 여행 경험이 있었지만, 그 만족감은 언제나 미비했고 갈증처럼 남아 있었다. 이 환상은 내가 기대했던 완벽한 여행의 꿈을 대변하는 동시에 끊임없는 불안감을 동반했다.


성장하면서 내게 주어진 도전은 단순히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상상해 왔던 '이상적인 여행'을 재구성하고 그 환상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여러 차례의 여행을 통해 나는 그 환상이 결코 완전한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 실망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실적이면서도 진실성이 결여된' 사진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환상을 경험해 보려한다.


지금부터 이미 한 번 경험했던 장소를 낯설고도 친숙한 방식으로 재편집하여 꿈같은 환상 속으로 떠나는 여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제36회 경성대학교 예술종합대학 사진학과 졸업 작품전 2024

​부산광역시 남구 수영로 309 26호관 B1층 / 경성대학교 제1 미술관 전시실

2024.11.13  -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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